제3절 연구의 목적


제3절 연구의 목적

본 연구의 목적은 신약성경의 주요 헬라어 단어인 κόσμος—코스모스, οἰκουμένη—오이쿠메네, γῆ—게, αἰών—아이온의 의미와 용례를 살펴보고, 이 단어들과 관련된 본문들을 통하여 그리스도인의 영적 여정을 성경적으로 이해하는 데 있다.

본 연구는 네 단어가 각각 구원, 성장, 사역, 영원한 열매를 직접 뜻한다고 미리 단정하지 않는다. 먼저 각 단어의 철자와 발음, 품사와 어근, 기본 의미를 확인하고, 신약성경의 여러 본문에서 그 단어가 실제로 어떻게 사용되었는지를 분석하고자 한다.

같은 단어라 하더라도 저자와 문맥에 따라 서로 다른 의미로 사용될 수 있으며, 서로 다른 헬라어 단어가 한국어 성경에서는 같은 단어로 번역될 수도 있다. 따라서 단순한 사전적 의미에 의존하지 않고, 각 단어의 직접 문맥과 저자의 의도, 같은 책 안에서의 용례와 신약성경 전체의 흐름을 함께 살펴볼 것이다.

이를 통하여 본 연구가 밝히고자 하는 첫 번째 목적은 빛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어둠 가운데 있는 인간에게 어떻게 찾아오시며, 한 사람이 그리스도를 받아들이고 새 생명을 얻게 되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신약성경에서 κόσμος는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세계와 인류를 가리키기도 하며, 하나님을 알지 못하거나 그분을 거스르는 세상의 질서를 나타내기도 한다. 특히 요한복음은 빛이신 그리스도께서 κόσμος 안으로 오셨으나, 세상이 그분을 알지 못하였다고 증언한다.

그러므로 본 연구는 κόσμος와 함께 빛을 뜻하는 φῶς—포스, 생명을 뜻하는 ζωή—조에, 믿음을 나타내는 πιστεύω—피스튜오, 영접하거나 받는 것을 나타내는 λαμβάνω—람바노 등의 관련 단어와 본문도 함께 연구하고자 한다.

이를 통하여 죄와 어둠 속에 있던 한 사람에게 그리스도의 빛이 비치고, 그 사람이 말씀을 듣고 믿으며 새로운 생명으로 들어가는 과정이 신약성경에서 어떻게 나타나는지를 밝힐 것이다.

두 번째 목적은 그리스도를 받아들인 사람이 현실 세계 속에서 육신의 연약함과 성령의 역사 사이를 지나며 성장하는 과정을 이해하는 것이다.

οἰκουμένη는 혈과 육 자체를 뜻하는 단어가 아니다. 이 단어는 사람들이 실제로 거주하며 살아가는 세계를 가리킨다. 그러나 이 현실 세계를 살아가는 사람들은 여전히 혈과 육의 한계와 연약함을 지니고 있다.

그리스도를 믿고 성령을 받은 사람도 자신의 옛 습관과 욕망, 두려움과 갈등을 단번에 모두 벗어 버리는 것은 아니다. 그는 가정과 일터, 교회와 관계의 현장에서 넘어짐과 회복을 반복하며 점차 성장한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οἰκουμένη의 실제 의미와 용례를 먼저 확인한 후, 육신을 뜻하는 σάρξ—사르크스, 성령을 뜻하는 πνεῦμα—프뉴마, 거함을 나타내는 οἰκέω—오이케오, ἐνοικέω—에노이케오, μένω—메노, 성장함을 나타내는 αὐξάνω—아욱사노, 성숙함을 나타내는 τέλειος—텔레이오스 등의 단어를 함께 살펴볼 것이다.

이를 통하여 신앙의 갈등과 흔들림이 반드시 믿음의 부재를 뜻하는 것이 아니라, 성령의 인도하심을 따라 그리스도를 닮아 가는 성장 과정의 일부일 수 있음을 성경적으로 설명하고자 한다.

세 번째 목적은 성장하는 신앙이 삶과 사역의 현장에서 어떻게 나타나며, 하나님의 말씀을 살아 내고 전하는 사명으로 어떻게 이어지는지를 밝히는 것이다.

γῆ는 땅과 토지, 지면과 지역을 뜻하며, 사람이 실제로 발을 딛고 살아가는 장소를 나타낸다. 신약성경에서 땅은 씨가 뿌려지고, 말씀이 받아들여지며, 뿌리가 내리고 열매가 맺히는 장소로 자주 나타난다.

본 연구는 γῆ라는 단어 자체가 사역을 의미한다고 주장하지 않는다. 다만 이 단어가 나타내는 구체적인 삶의 자리를 바탕으로, 신앙이 개인의 내면에 머물지 않고 삶과 관계와 섬김의 현장으로 나아가는 과정을 연구하고자 한다.

이를 위하여 섬김과 사역을 뜻하는 διακονία—디아코니아, 일과 행위를 뜻하는 ἔργον—에르곤, 증언을 뜻하는 μαρτυρία—마르튀리아, 복음을 전하는 것을 나타내는 εὐαγγελίζω—유앙겔리조, 보내심을 뜻하는 ἀποστέλλω—아포스텔로, 열매를 뜻하는 καρπός—카르포스 등의 단어와 관련 본문을 함께 살펴볼 것이다.

이를 통해 사역을 교회의 직분이나 공식적인 활동으로만 제한하지 않고, 가정과 일터, 관계와 공동체 안에서 하나님의 사랑과 말씀을 살아 내며 다른 사람을 섬기는 삶 전체로 이해하고자 한다.

네 번째 목적은 한 사람의 믿음과 사역의 열매가 자신의 생애를 넘어 다음 세대와 오는 시대에 어떻게 이어지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αἰών은 시대와 세대, 긴 시간의 흐름을 나타내며, 신약성경에서는 이 시대와 오는 시대를 구분하는 데 사용된다. 그리스도인의 삶은 현재의 문제를 해결하고 개인적인 만족을 얻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성도는 오는 하나님 나라를 바라보며 현재를 살아가고, 자신의 믿음과 사역을 통해 다음 사람과 다음 세대에 영향을 남긴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αἰών과 함께 영원한 또는 오는 시대에 속한 것을 나타내는 αἰώνιος—아이오니오스, 세대를 뜻하는 γενεά—게네아, 열매를 뜻하는 καρπός—카르포스, 유업을 뜻하는 κληρονομία—클레로노미아, 소망을 뜻하는 ἐλπίς—엘피스 등의 단어와 본문을 연구할 것이다.

이를 통하여 한 사람 안에서 시작된 복음의 생명이 다른 사람에게 전달되고, 공동체와 다음 세대에 이어지며, 마침내 하나님 나라의 완성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을 밝히고자 한다.

본 연구의 또 다른 목적은 구원 이후의 신앙생활을 단순한 성공과 실패의 반복으로 판단하지 않고, 하나님의 은혜 안에서 이루어지는 지속적인 성장의 과정으로 설명하는 것이다.

많은 성도가 예수 그리스도를 믿은 이후에도 반복되는 연약함과 실패를 경험한다. 이때 자신의 모습을 보며 구원받지 못했다고 생각하거나 하나님께 버림받았다고 느끼기도 한다. 그러나 신약성경은 성령을 받은 사람 안에서도 육신과 성령의 갈등이 나타날 수 있으며, 성도가 말씀과 순종, 공동체와 연단을 통하여 점차 자라 가야 한다고 가르친다.

따라서 본 연구는 신앙의 시작과 성숙을 분리하지 않으면서도, 회심 이후의 성장 과정에 충분한 시간과 설명을 부여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연약함을 정당화하지 않으면서도, 넘어지는 사람을 성급하게 정죄하지 않는 성경적 이해를 제시하고자 한다.

또한 본 연구는 하나님의 말씀이 모든 사람에게 기계적으로 동일하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각 사람이 처한 상황과 영적 상태를 고려하여 이해되어야 함을 밝히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하나님의 성품과 복음의 진리는 변하지 않는다. 그러나 성경에서 하나님은 모든 사람에게 항상 같은 표현과 같은 방식으로 말씀하지 않으셨다. 교만한 사람에게 주어진 책망의 말씀과 상처받은 사람에게 주어진 위로의 말씀은 그 표현과 강조점이 다를 수 있다.

그러므로 성경을 해석하고 가르칠 때에는 본문이 처음 향했던 대상과 상황을 살피고, 그 말씀이 오늘의 사람에게 어떻게 적용되어야 하는지를 신중하게 분별해야 한다.

본 연구는 이러한 해석 원리를 통하여 하나님의 말씀을 사람에게 일방적으로 적용하기보다, 말씀이 한 사람을 회개와 믿음, 회복과 성숙으로 이끌도록 돕는 목회적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는 원어와 신학적 내용을 일반 성도들도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정리하는 것을 중요한 목적으로 삼는다.

헬라어 원어 연구는 성경을 더 어렵게 만들기 위한 작업이 아니다. 원어는 번역 과정에서 충분히 드러나지 않은 의미의 차이를 확인하고, 본문이 말하려는 뜻을 보다 정확하게 이해하도록 돕는 수단이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헬라어 단어를 제시할 때 원문 철자와 한글 발음, 기본 의미를 함께 기록하고, 문법적 설명이 필요한 경우에도 일반 독자가 그 의미를 따라갈 수 있도록 쉽게 설명하고자 한다.

학문적 정확성을 유지하면서도 복잡한 전문 용어를 불필요하게 사용하지 않고, 성경을 처음 읽는 사람과 교회 안에서 상처받은 사람, 오랫동안 신앙생활을 했지만 하나님의 마음을 분명히 이해하지 못했던 사람도 연구의 내용을 이해할 수 있도록 정리할 것이다.

이상의 목적을 종합하면, 본 연구는 다음과 같은 방향을 가진다.

신약성경의 원어와 문맥, 저자의 의도와 성경 전체의 흐름을 통하여 한 사람이 그리스도의 빛을 받아들이고, 혈과 육의 연약함을 가진 사람들이 살아가는 현실 세계에서 성령 안에 성장하며, 삶과 사역의 현장에서 말씀을 살아 내고, 그 열매를 다음 세대와 오는 시대에 이어 가는 과정을 성경적으로 밝히고 이해하기 쉬운 언어로 제시하는 것이다.

본 연구가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것은 연구자가 만든 새로운 영적 단계나 이론을 확립하는 것이 아니다. 성경의 말씀을 통하여 하나님께서 죄와 어둠 속에 있는 사람을 어떻게 찾으시고, 자녀로 회복시키며, 성장시키고, 세상 속으로 보내시며, 그의 삶을 영원한 열매로 이어 가시는지를 발견하는 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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